‘애인 찾아 삼만리‘의 주인공이 된 클레어의 사연을 들어보시길. 클레어(크리스틴 다틸로)는 스위스로 출장 간 약혼자에게 ‘surprise'를 날리기 위해 기습방문을 합니다. 하지만 뜻밖에도 약혼자의 소재는 중남미의 코로나도! 평범한 샐러리맨이 중남미 오지에? 그것도 총소리가 끊이지 않는 내전 국가에? 애인에겐 대체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요? 제가 클레어라고 해도 정글 한 복판에 뛰어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 ㅡㅡ

B급 영화마저 미국 만만세?

비벌리힐즈 공주님이 중남미의 혁명과업(?)을 완수한다? <코로나도>는 이 믿을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를 천연덕스럽게 펼쳐놓고 있습니다. 여기에 익숙한 내러티브가 징검다리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약혼자가 내전국가에 인질로 잡혀 있는 도입부는 <프루프 오브 라이프>를 연상시키고 어드벤처는 줄곧 <인디아나 존스>과 <툼 레이더>를 번갈아 연주하는 식이죠. <인디아나 존스>와 흡사한 절벽 나무다리 장면처럼 종종 모방 수위가 균형을 잃어버릴 때도 있긴 하지만요. 흔한 플롯과 에피소드를 끌어 모았기 때문에 영화의 어느 부분부터 봐도 쉽게 따라갈 수 있긴 한데... 이게 장점인지는 잘 모르겠군요. ㅡㅡ

대충 박자와 화음이 맞아 떨어지긴 해요. 시종 티격태격하는 남, 녀 캐릭터도 양념으로서 충분하고 9초마다 특수효과가 터졌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애초에 ‘웰 메이드’영화를 기대하지 않았으니 화면발은 기대이상입니다. 괴수영화를 연상시키는 제목에 낯선 배우로 가득한 영화치고는 꽤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영화에 대한 후한 대접은 딱 후반부의 혁명모드 전까지입니다. 중남미 국가의 민주화 혁명까지 ‘미국 만만세’가 끼어들고 있는데 아무리 B급 퀄리티를 지향하고 있는 영화라도 해도 눈에 걸린단 말이죠. 그나마 세련되게 눈가림을 하는 것도 아니어서 관객들은 차치하고서라도 연기하는 배우부터 힘겨워 하는군요. ㅡㅡ

내 의견 쓰기